상속 때 세무서가 정한 땅값, 양도세 취득가액으로 다툴 수 있다 — 대법원 판단
상속세 신고를 안 해 세무서가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상속재산가액을 정한 뒤, 상속인이 그 땅을 팔 때 그 금액이 취득가액으로 굳어지는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은 세무서장 등이 결정·경정한 가액이라도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로 인정되지 않으면 취득가액으로 의제되지 않는다고 봤다. 소송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상속 당시 시가가 증명되면 그 시가로 정당한 양도차익과 세액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9항은 상속·증여받은 자산의 취득가액을 상속개시일 현재 상증세법 제60조~제66조에 따라 평가한 가액으로 본다고 정한다. 여기에 2020년 2월 11일 개정으로 '상증세법 제76조에 따라 세무서장 등이 결정·경정한 가액이 있으면 그 가액으로 한다'는 괄호 규정이 추가됐고, 시행일 이후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과세관청은 이 규정을 근거로, 시간상 앞선 결정·경정 가액이면 취득가액으로 일률적으로 의제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그 적용범위를 제한해 읽었다. 결정·경정된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 이 규정이 적용되고, 그렇지 않으면 상속 당시 시가가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증명된 때 그 시가를 기준으로 정당한 세액을 산출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근거로 든 것은 납부할 상속세액이 0원이면 상속세 과세표준결정에 불복할 실익이 없어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고, 그 상태에서 양도 단계에서도 다투지 못하면 불복 기회가 양쪽 모두에서 사실상 사라진다는 점이다. 이 규정은 상속세 단계와 양도세 단계의 가액 산정기준 불일치를 바로잡으려 도입된 것이지, 종전 결정의 잘못을 다투지 못하게 막으려는 것으로 볼 근거는 없다고 했다.
사안에서는 2014년 12월 사망으로 토지를 상속받은 배우자가 신고를 하지 않아, 세무서가 2015년 11월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71,075,200원으로 평가하고 과세표준·세액을 각 0원으로 결정했다. 2021년 11월 양도 후 그 금액에 취득세를 더해 취득가액으로 신고했다가 경정청구가 거부돼 소송이 이어졌다. 원심은 2015년 1월경 매매된 비교 대상 토지의 거래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다고 보아 처분 전부를 취소했고, 대법원은 이를 수긍했다.
유사재산 판단 기준도 함께 정리됐다.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5항의 유사재산 해당 여부는 그 거래가액이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는지를 중심에 두고, 면적·위치·용도·종목·기준시가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따라서 그중 하나가 달라도 나머지를 함께 보아 전체적으로 유사하다고 평가되면 유사재산이 될 수 있다. 해당하는 쪽은 2020년 2월 11일 이후 상속재산을 양도했고 상속 당시 과세관청 결정가액이 취득가액으로 적용된 경우다. 확인할 지점은 상속 당시 결정가액이 어떤 방법으로 산정됐는지, 상속개시일 무렵 해당 토지나 유사한 토지의 거래 실례가 있었는지, 상속세액이 0원이어서 결정에 불복하지 않았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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